본 훼퍼 이야기
본 훼퍼(Dietrich Bonhoeffer, 1906-1945)는 독일의 신학자이자 루터교 목사로, 나치 독재에 저항하다가 순교한 인물이다. 그는 윤리, 제자도, 교회론 등에 대한 깊은 사상을 남겼으며, 특별히 신앙을 실제 삶에서 실천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1. 생애
본 훼퍼는 1906년 독일 브레슬라우(현재 폴란드 브로츠와프)에서 태어났다. 그는 신학을 공부하며 젊은 시절부터 교회와 사회의 관계에 대해 깊이 고민했다.
- 1930년: 베를린 훔볼트 대학교에서 신학 박사 학위를 받고, 미국 유니온 신학교에서 연구했다. 이때 흑인 교회에서 신앙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고 큰 영향을 받았다.
- 1931년: 독일로 돌아와 신학교 교수와 목사로 활동했다.
- 1933년: 히틀러가 집권하자, 독일 교회의 나치 협력에 반대하며 ‘고백교회(Confessing Church)’ 운동을 주도했다.
- 1935년: 고백교회의 불법 신학교를 운영하며 젊은 신학자들을 훈련시켰다. 이 시기에 그의 대표작인 《제자도(Discipleship)》를 저술했다.
- 1939년: 미국으로 망명할 기회가 있었으나, 독일의 신앙 공동체와 함께하기 위해 돌아왔다.
- 1940년대: 나치에 반대하는 레지스탕스 운동에 가담하여 히틀러 암살을 모의한 단체와 연결되었고, 결국 1943년 체포되었다.
- 1945년 4월 9일: 플로센뷔르크 강제수용소에서 교수형에 처해졌다.
2. 사상
① 값싼 은혜 vs. 값비싼 은혜
본 훼퍼는 《제자도》에서 ‘값싼 은혜’(cheap grace)와 ‘값비싼 은혜’(costly grace)를 구별했다.
- 값싼 은혜: 회개와 삶의 변화 없이 값싸게 받아들이는 하나님의 은혜.
- 값비싼 은혜: 예수를 따르기 위해 희생을 요구하는 진정한 은혜.
그는 신앙이 단순한 교리가 아니라 실제 삶 속에서 실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② 교회와 세상
그는 교회가 세상과 분리된 공간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사회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실천해야 한다고 보았다. 이에 따라 그는 나치 정권의 불의에 저항하는 것을 신앙의 실천으로 여겼다.
③ 행동하는 신앙
본 훼퍼는 "하나님 앞에서뿐만 아니라 하나님과 함께 세상 앞에서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신앙이 단순한 내면적 체험이 아니라, 정의와 사랑을 실천하는 삶으로 나타나야 한다는 뜻이다.
④ 윤리적 결단
그는 《윤리학(Ethics)》에서 기독교 윤리가 단순한 규범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 안에서 구체적인 결단을 내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때로는 ‘악을 행하지 않기 위해 악을 방관하는 것’보다, 악을 적극적으로 막기 위한 행동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3. 유산
본 훼퍼는 기독교 신앙을 삶으로 살아낸 신학자로 평가받는다. 그의 사상은 오늘날에도 기독교 윤리, 제자도, 교회론 등의 분야에서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사회 정의와 신앙의 실천을 고민하는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그의 대표 저서로는
- 《제자도(Discipleship)》
- 《윤리학(Ethics)》
- 《옥중서간(Letters and Papers from Prison)》 등이 있다.
그는 단순한 이론적 신학자가 아니라, 신앙을 실제로 살아내다 목숨을 바친 인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