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플리니(Pliny the Younger)는 61/62년-113년 시기의 로마의 정치가이자 서간문 작가로, 트라야누스 황제(재위 98-117년) 시기의 소아시아 비티니아-팡토스 속주 총독이었다. 그의 서한 중 하나(서한집 10권 96번 편지)는 초대 교회 그리스도인들에 대한 중요한 역사적 기록 중 하나로 여겨진다.
플리니의 서한 (Pliny’s Letter to Trajan)
플리니는 비티니아-팡토스 속주에서 총독으로 일하면서, 그 지역에서 활동하는 그리스도인들에 대해 트라야누스 황제에게 보고하며 조언을 구했다.
주요 내용
- 그리스도인들의 증가
플리니는 그리스도인들이 많아져서 이교(로마 전통 종교)의 신전이 버려지고 제물 의식이 줄어들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기독교가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 재판 절차
플리니는 그리스도인들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몰라서 황제에게 자문을 구했다. 그는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조사를 진행했다고 보고했다.- 피고가 그리스도인인지 직접 물어본다.
- 세 번까지 기회를 주어 기독교 신앙을 부인하게 한다.
- 황제 숭배(트라야누스 황제의 상 앞에서 제사를 드리게 함)와 전통 신들에게 희생 제물을 바치도록 강요한다.
- 만약 이를 거부하면 사형에 처한다.
- 단, 로마 시민권자는 로마로 송환하여 재판을 받게 한다.
- 그리스도인의 신앙과 모임
플리니는 체포된 그리스도인들에게 그들의 신앙과 관습에 대해 조사했으며, 다음과 같은 점을 기록했다.- 그리스도인들은 특정한 날(아마도 주일)에 모여 그리스도를 신으로 찬양하고, 함께 음식을 나누며(성찬), 선한 삶을 살 것을 다짐하는 예배를 드렸다.
- 불법적인 행위를 한다는 증거는 없었으며, 단지 기독교 신앙 때문에 처벌받았다.
- 트라야누스 황제의 답변
트라야누스는 플리니에게 다음과 같은 지침을 내렸다.- 그리스도인들을 색출해서 고발하지 말 것
- 그러나 신고되거나 정식으로 고발된 경우 조사를 진행할 것
- 신앙을 부인하고 로마의 신들에게 제사를 드리면 처벌하지 말 것
- 익명 고발은 인정하지 않을 것
이러한 답변은 로마 정부가 기독교를 공식적으로 박해할 의도는 없었지만, 기독교 신앙을 국가에 대한 충성 문제로 간주했음을 보여준다.
의의
- 플리니의 서한은 1세기 말~2세기 초 기독교인의 실태를 전하는 가장 중요한 비기독교 문서 중 하나이다.
- 초기 기독교인들이 어떻게 예배했으며, 당시 로마 정부와 어떤 관계였는지를 알려주는 귀중한 역사적 자료이다.
- 이 서한을 통해 기독교가 단순한 종교적 신앙을 넘어 사회적으로 점점 더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 기록은 초대 교회 박해사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근거가 되며, 기독교가 로마 제국 내에서 점점 더 주목받고 있던 시기를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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